다시 저희 어머니가 처녀때로 돌아와서..

시기는 봄이였고 ....


막내외삼촌 저희 어머니 이렇게 

두분하고 동네 젊은 청년들과 

처자들 삼삼오오 모여..

산을 올랐다고 합니다.


집을 나서기전 정상가까이 있는 

큰바위 쪽까지 절대 가지 말라는 

외할머니의 신신당부와 함께...


근데 그렇게 설명해주셔도 아나요..

어디가 어디인지..


뿔뿔히 흩어져 산을 타던중 

막내외삼촌은 저희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턱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은 그곳..

아마 외할머니께서 신신당부 하시던 

그곳이었나 봅니다.


막내외삼촌은 큰 바위를 

낑낑대며 오르고 있었고 

저희 어머니는 신나게 꽃도꺽어보고 

나물도 캐시다가..


횡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같이왔던 사람들과 너무 멀어졌음을 

늦게 아시곤... 막내외삼촌이 궁금하여

고개를 들어 위를 보셨더랬죠.


작은 바위에 발을 딛고 큰바위에 

매달린채 한참동안 내려오지도 않고 

올라가지도 않으시는 막내외삼촌이 

이상하여...그 쪽으로 다가가시던중..


막내외삼촌의 바지아래로 흐르는 

소변줄기를 보셨답니다. 


뭔가 이상한 것을 보셨던거겠죠..


바위를 탈줄 모르시는 어머니는 

그저 밑에서 이제 그만 내려오라고 

다그치셨고

막내외삼촌은 요지부동이셨답니다.


몇분이 지났을까요..

스스로 정신을 차리셨는지 

눈물콧물 빼시며 엉금엉금 내려오시더니..


어머니 꽃따고 나물따던 

그자리에서 잠시잠깐 앉아계시다가 

벌떡일어서시며


"누부야 당장내리가자 

당장 안카면 죽는데이"


그말이 너무 다급하고 절박하게 

느껴져서 둘은 그저 뒤도 안돌아 보고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냅다 달리셨답니다.


삼촌의 말인즉슨.. 

큰 바위 위로 얼굴을 쑥 올려 보니


동굴이 하나있었는데 

그 앞에 동굴입구만한 큰바위로 

입구를 막아놓았더랍니다.


그리고 입구만한 바위 위에는 

어른이 입을법한 옛날 한복 윗도리 

하나가 턱하니 올려져 있었는데

한복은 피투성 이었답니다..

이때는 저희어머니가 처녀때이니 

한복시즌은 한물간때였습니다.


그주위에 작은 바위도 몇개가 

있었는데 그 바위 위에도 

피칠한 한복이 몇개 있었답니다.


일부러 피칠을 해놓은거 같은 

느낌도 들더랍니다.

경계..다가오지 말라는 그런..경고?


그 이야기는 저희 어머니 막내외삼촌 입에서 

젊은 청년들과 처자들의 귀에 들어갔고

젊은 청년들과 처자들의 입에서 

동네 어르신들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 ..그근처에 오지말라꼬 

그래놓은기지 싶은데..."


" 범이 한짓 아이겠나?"


라는 어르신들의 말씀과 함께 

막내외삼촌은 저희 외할머니께 

호되게 야단을 맞으셨답니다.


"그 깊은데 까지 드가지 말라 

안카드나..이유가 다 있어가 

하는말 아이가"


그리고 다큰 막내외삼촌께서 

어린애 마냥 떨면서 

이런말을 하셨답니다.


"그 바위 위에 얼라들(어린애들)

옷도 몇벌 있었는데 우리 어렸을때

 같이 놀던 애들중에 

한명 사라졌다 캤는 아 있었잖아

혹시 그아도 우리 아까 갔던 

거기서 사라졌는거 아이가?"


열심히 커피를 태우고 

설거지를 하며 이제껏 들었던 

어머니의 이야기들을 

머릿속으로 천천히 그려보니







마치 딴세상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몽롱했었죠.


내가 살고있는 이세상에 

저런 일도 일어날수 있는거야? 라는 

생각과 함께 가슴이 퍽퍽했습니다.


아줌마 " 커피 너무 달다 ㅋㅋ 

그래도 잘마싯데이 막내야.


오늘 너거 집에서 이것저것 

마이도 주서묵었네."


어머니 " 머 짜다락(마땅히 많이) 

대접한것도 없는데.."


아줌마 " 괜찮다. 내일 저녁때 우리집에 

너거 아저씨랑(우리아빠) 온느라..


우리 아저씨랑(아줌마남편) 같이 

두루치기(제육볶음?)에 술 한잔하자.


좀있으만 너거 아저씨 오시겠다.."


어머니 " 갈라꼬? 좀 더있다 가지 와.."


아줌마 " 너거 아저씨 퇴근할때 

내 마주치면 이때까지 

너거집 있었다고 안좋아한다.


그나저나 얘기 들은거 때매 

잠다잤다. (깔깔)


막내 니도 낼 고기 묵으러 온느래이~"


어머니 " 멀뚱하이 서있지 말고 

아줌마 가는데 인사하그라.."


나 " 안녕히 가세요.."


어머니는 아줌마를 현관 문까지 

배웅하시곤 욕실로 향하시며...


"방에 드가가 흰빨래거리 갖고 

나온느라 락스에 좀 치대자."


어머니의 명령대로 흰빨래거리만 

욕실로 갖다 드리고 

나머지는 세탁기에 넣었습니다..


사부작 사부작 빨래를 하시는 

어머니의 입밖으로 구슬픈 노랫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렸습니다.


' 가도~ 아주 가지는 안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


마음처럼 마무리가 잘되지도 

참 쉽지도 않습니다..


몇줄되지도 않는 글로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다니 ..죄송하구요.


앞으로 살면서 무서운 일을 겪거나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면 종종 올리겠습니다.


미숙한 글 읽어주시느라 

고생, 수고하셨습니다.


외할아버지 " 당신자나?"


외할머니 " 안직 안자예... 와예?"


외할아버지 " 그날 내 한숨도 

못잣다 카는날..


잠을자도 자도 물위에 

떠있는 것 마냥 몸이 나른하고


목도 안마른데 목을 축일까..

소변을 볼까 카다가..............."



요강을 가지고 들어 오시려고 

문을 빼꼼히 여는데 마당 마루에 


어떤 이상한것이 자기집 마루마냥 

턱하니 들어누워 있었답니다..


도둑놈이 머 훔칠려다가 

마루위에서 잠이 들었나 싶어 

얼핏보시니.. 몸에 털이 수북해 

저것이 짐승이구나 하셨지만 

얼굴을 하늘 쪽으로 살포시 돌리자 

달빛에 비친 그 얼굴은 사람과 

짐승을 섞어 놓은듯한 요상한 형태에 

눈살을 찌푸리셨답니다.


손발도 일반 짐승처럼 넓적하지 않고 

가늘었답니다.


누워 있는 폼이 곱게자란 처녀마냥 

움직일때도 그렇고 자태가 

처연스럽고 얌전하니 고왔다구요. 


왠 처자가 이밤중에 쓸쓸히 

마실나왔냐고 착각하실 

정도였답니다.


그 묘함에 한동안 

살짝 넋을 놓으셨는데...


그것이 누워있는 채로 하늘을보다 

그요상한 얼굴을 외할아버지 쪽으로 

스윽~ 돌리더랍니다. 


동시에 외할아버지 고개가 같이 

기울어 지셨답니다. 

둘은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거죠.


그리고는 그것이 웃으면서 입을 

사악~벌리는데 이빨이 

사람이빨처럼 가지런하지 않고 

촘촘했답니다. 그것을 보자 자연스레 

외할아버지도 입이 사악하고 

벌어지셨답니다.


(행동하는것을 점차 따라하게 

만들어 넋을 빼놓나 봅니다)


머리를 기울이고 입을 벌리신채 

그것과 마주보며 웃는 표정을 짓는 

외할아버지를 생각하니 섬찟했습니다.


갑자기 획하고 일어나길래 

깜짝 놀라셔서 아차 싶어 

얼른 문을 걸어 잠그셨답니다.


일어나는 폼이 꼭 달려들 것만 같은 

느낌 때문이셨답니다.


그때부터 정신없이 성냥을 

우르르 쏟아내 초에 불을 붙이셨답니다.


동네에서 어떤 어르신이 혹시 

범같은 것이 보이면 뒤통수에 대고 

초로 빙글빙글 돌리라고 하시던 

당부 때문이었죠.


외할아버지 " 아이 꼬리가 있으마 

분명히 짐승인데 내참...

살다살다 별 희안한걸 다본다"


외할머니 " 아이고..마 잊아뿌소..

자꾸 생각하마 머합니꺼"


외할아버지 " 또 찾아 올까 싶어 

카는기지..내생각에 범 범 카는기 

그기지 싶어.."


외할버지께서 그것을 보신 

몇일 후 다 잘려고 

옹기종기 누워있는데..

외할머니께 하시던 말씀이었답니다..


그시절의 범..

그냥 단순한 짐승의 일종이었을까요..


(범이라 하면 장산범이 유명한데

근대에 들어 유명한 곳이 부산의 

장산이라 장산범이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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