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는 이모랑 6.25때 

피난을 왔다.

원래는 평양에서 중산층이었다고...

고로 나한테는 북괴의 피가??


전쟁통에 피난 오셔서

정착하신 곳이 강원도 원주,

여기서 아직 살고 계신다.


하루는 삶은 감자를 으깨서

이제 대여섯살 된 이모랑

대충 아침을 먹고


낮잠 자는 이모를 두고

밭에 나가서 감자도 딸겸

밭에 갔다고 한다.


그렇게 외할머니 밭일 하다

옆집 밭일도 도와주다 보니

어느덧 저녁무렵.


애 혼자 깨서 울고 있을까봐

부랴부랴 집에 갔는데... 글쎄...


이모가 아래 같은...창호지 문을 

나무살과 종이를 싸-악 분리해놓고

가지런히 무릎꿇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오마니. 내래 배가 매우 고픕니다.

아사할 것 같으니 먹을 것 좀 주시오...

집에 갈 기운이 없소...







이렇게 십대 중반에서 이십대 같은

북한 남자 말투로 저런 말을 하는데

대여섯살인 애가 쓸 문장 수준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래 자네 집이 어딘가?

하니

내래 함흥 사람이오... 

배가 너무 고픕니다.


외할머니가 직감적으로 

'저건 내 딸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대. 

그래도 전쟁도 겪었고,

익숙한 북한 사투리라 

뭔가 딱한 생각이 들어 

아이에게 좀 기다려보게라고 하고

마을에서 귀신 좀 보는 할매를

데리고 왔는데, 배곯은 괴뢰군이

붙었네라며 귀신밥그릇은 

박바가지라고 박으로 된 바가지에

먹을거 최대한 많이 갖고 오라해서

갖다줬는데...


애가 먹기에는 터무니 없는 양인데

순식간에 비웠다고 해.


귀신보는 할매가 

다 자신 거 같으니 배웅하소.라고

외할머니한테 말해서

다 잡수셨으면 부모님 뵈러

가야 않겠소. 그러니


아이가 오마니 감사합네다...

정말 감사합네다. 감사합네다.

이 은혜 저승가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그러더라네.


그렇게 한참을 울던 이모는

울다 쓰러지고, 일어나서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해.


출처 - 익명인 분이 쓴 글이라 그냥...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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